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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방심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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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미래신문
기사입력 2019-05-31

 

▲ 허성범 부장

안전보건공단 경기중부지사 

며칠 전 우리는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기적의 역전 승부를 이틀 사이에 두 번이나 보는 행운을 누렸다. 경기 시작전에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겨졌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던 것이다. 유럽 최고의 클럽팀을 가리는 챔피언스리그는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일어나곤 했는데 올해 유독 축구팬을 매료시킨 역전승부가 많았다.

 

그렇다면 탈락한 팀에게는 엄청난 재앙이 되고 기사회생한 상대팀에게는 기적의 환희를 맛보게 하는 기가 막힌 역전승부는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나는 그 원인을 방심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첫 경기에서 승리를 하면 기쁨과 안도감 속에 다음 경기도 이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긴장된 마음이 풀리게 되는데 우리는 이것을 방심이라고 말한다. 방심은 그야말로 마음을 다 잡지 아니하고 풀어 놓는 것이다. 그러면 빈틈이 생기게 되는데 스스로는 이를 잘 알지 못한다. 따라서 방심은 적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다. 반면에 탈락 위기에 처한 상대팀은 위기를 벗어나고자 정신력을 가다듬고 방심의 빈틈을 노리는 등 필사의 노력을 다 한다.

 

이 상황에서 감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어야 하고 상대방의 약점을 철저히 분석하여 새로운 전략을 짜야한다. 감독 스스로 반드시 이기겠다는 필승의 의지와 자신감을 가지고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 올려야 한다. 역전승부는 1차전 승리로 방심하여 2차전 대비를 소홀히 한 승리팀과는 달리 탈락의 벼랑 끝에 몰린 팀이 2차전을 대역전의 기회로 삼아 포기하지 않고 철저하게 준비를 하였을 때만 주어지는 것이다.

 

토트넘은 또 넘어 트렸다는 말처럼 두 번의 기적을 일구어냈다. 맨시티와의 2차전은 희비가 여러 번 교차한 명승부중의 명승부였다. 이제는 탈락했구나 생각했는데 불사조처럼 살아난 행운의 토트넘은 그 여세를 몰아 사상 최초의 결승진출을 꿈꾸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손흥민 선수와 케인이 없는 토트넘은 홈에서 아약스에게 1점차 패배를 당했다, 승리는커녕 1점차 패배가 그 나마 다행이었다. 적지에서 반전을 노리던 토트넘은 전반전에만 두골을 허용하며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포체티노 감독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후반전에 대역전 드라마를 꿈꾸었던 것이다. 감독은 수비수를 공격수로 바꾸는 강공을 택하여 선수들에게 승리의 집념을 보여주며 승부욕을 불어 넣었다. 이날 토트넘의 승리요인은 또 하나 있었다. 하프타임때 골기퍼 위고 요리스의 포기하지 말자는 외침이 선수들에게 투지를 자극했고 이 날의 슈퍼 영웅 모우라가 그 동안의 설움에서 벗어나려는 듯이 이를 악물고 뛰어 그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던 것이다. 아약스는 이날의 히어로 모우라 선수를 얕잡아 보아 절대 득점할 수 없다고 방심하다가 모우라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만 것이다.

 

포체티노 감독의 남다른 리더쉽도 돋보였다. 감독은 작년부터 선수들을 영웅이라고 부르며 기를 살려 주었고,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 제의를 받고는 레알로 가려면 토트넘과 일방적인 계약 파기가 필요했다. 팀과 약속을 지키지 않는 감독과 누가 계약할지 의문이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 아니다며 거절 했는데, 원칙과 약속을 지친 감독을 위하여 토트넘 선수들은 더욱 열심히 뛰었을 것이다. 결승진출 후에도 토트넘 감독은 오늘의 승리를 내가 이루어냈다며 나를 바라보란 듯이 펄펄뛰는 여타 감독과는 달리 손으로 얼굴을 파묻고 그라운드에 엎으러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표하는 겸손의 리더쉽을 보여주어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 주었다.

 

2018-2019년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선이 모두 벼랑 끝에 몰렸던 팀들이 역전의 환희를 맛보는 것을 보며 작년 2018년 월드컵 때 우리나라가 독일을 꺾고 기적같은 승리의 기쁨을 맛보았던 감동이 되살아났다. 그 때도 기적은 독일의 방심에서 비롯되었는데 필승의 의지를 불태운 한국에겐 월드컵 4강 못지않은 감격을 안겨주었다. 이번에도 손흥민 선수의 맹활약을 보며 이제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축구가 또 한번의 도하의 기적을 이루며 4강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꿈은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도전해 이루는 것이다. 2022년 하면 또 하나의 꿈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발표하여 산업재해, 자살, 교통사고 사망자를 2022년까지 절반줄이기 목표를 설정하였다. 안전보건공단도 산재사망자수를 획기적으로 줄이고자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30여년을 산업안전에 몸담은 입장에서 안전은 무엇보다도 기본을 충실히 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정직과 원칙, 약속과 신뢰, 양보와 배려, 준법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빨리빨리’ ‘대충대충에서 벗어서 차근차근’ ‘꼼꼼히가 생활화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금년부터 전국도시에서 시행하게 될 도심 차량제한속도 50km 이하인 5030운동을 적극 환영한다.

 

또한 축구에서 보았듯이 안전에도 방심은 금물이라는 것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2022년까지 산재사망자 절반줄이기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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